<밀리의 서재 2017.09.18>
폭군의몰락 한국사의 6대 폭군들, 그들이 몰락한 이유는 무엇인가?
저 자 이한
<폭군의 몰락> 책소개
어리석은 왕이여, 백성에게 참회하라!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폭군들, 그들은 왜 폭군이 되었는가? 폭군이 되어 어떻게 백성을 고생시켰는가? 이 책은 무엇을 잘못했기에 문제가 된 것인지, 그것이 왜 나쁜 것인지, 역사의 빛이 아닌 그림자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우리나라와 동서양의 역사를 막론하고 폭군이라 일컬어질 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구성하여 폭군이 갖는 공통점과 특징 등을 살펴보았다.
한국의 역사에는 세종대왕과 정조 같은 성군,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같은 뛰어난 정복 군주도 있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나라를 위기에 몰아넣고 백성들을 곤궁함에 빠트린 폭군들도 있었습니다. 고구려 모본왕, 백제 개로왕, 조선 연산군. 이들의 이름을 보면 한국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바로 ‘폭군’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것입니다. 역사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속에서 대표적인 폭군의 예로 등장하는 왕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왜 폭군이 되었고, 폭군이 되어 어떻게 백성을 고생시켰을까요? 이 책 <폭군의 몰락>에서는 동서양의 역사를 막론하고 폭군이라 불리는 대표적인 지도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국사의 대표적인 6명의 폭군이 펼친 폭정을 살펴보고 폭군의 치세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살펴봅니다.
역사상 소설과 드라마와 영화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폭군은 바로 조선의 연산군입니다. 아름다운 여인들을 뽑아 궁중에 들여 ‘흥청’이라 부르고 그들과 사치와 향락을 일삼다 망했다 하여 ‘흥청망청’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으니 그 사치가 얼마나 대단했을지 짐작이 되시죠. 하나의 구체적인 예를 살펴볼까요?
연산군 시대에는 궁궐에서 잡일하는 사람만 2만 2천 명이었고, 후원에서 불을 피울 때 땔감이 아닌 향을 태웠다고 한다. 이는 ‘의자왕의 3천 궁녀’와 ‘신라에서 숯불로 밥을 지었다’라는 것과 동급의 전설인 듯도 한데, 연산군의 낭비벽은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하다. 세금으로 올라온 면포 80만 필을 20일 만에 다 쓴 것을 시작으로, 담비가죽, 금, 꿩, 공작 깃털 등 사치품 수입에 열을 올렸으며, 심지어 얇고 거친 종이에 글을 써서 올리는 것은 임금을 존경하는 게 아니라며 깨끗하고 좋은 종이를 쓰게 했다. 황당한 명령이지만 예술적 감수성과 과시욕이 강했던 연산군과 꽤나 어울리는 일이기도 하다.이렇게 사치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연산군이 왕이었기 때문이다. 헌데 당연하지만 아무리 나라의 재산이 많아도 끝없이 돈이 나오는 화수분은 아니었다. 재정 문제로 쪼들리게 되자 연산군은 재상들에게 주는 부의금의 액수를 깎았다. 연산군 8년에는 충훈부(忠勳府)에서 “어떤 공신이 오랫동안 녹봉을 받지 못했으니 지급해 주자.”라는 의견을 올리자, “봉록을 주는 것은 임금의 권한인데 아랫사람이 스스로 먼저 함부로 아뢰었다.”라며 국문하려 들기까지 했다. 조잔함의 극치였다. 결과적으로 무오사와 이후 연산군의 권위는 강력해지기는커녕 차츰 무너지게 되었다.
이 책에는 이처럼 우리의 역사에서 폭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조선의 연산군을 비롯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고구려의 모본왕, 백제의 개로왕, 고려의 의종과 공민왕, 조선의 광해군까지 모두 여섯명의 폭군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고구려의 모본왕은 다소 낯설긴 하지만 대무신왕의 아들이자 호동왕자의 동생이라면 하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대무신왕의 아들로 태어나 형인 호동왕자가 죽자 왕위에 즉위했습니다. 왕비의 모함으로 호동왕자는 자살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모본왕을 왕으로 만들기 위한 계략이었다고 합니다. 무모한 정복전쟁으로 수많은 백성들을 죽음과 굶주림으로 몰아넣었고 사람을 의자와 베개로 삼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고구려 역사상 가장 잔혹무자비한 군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려의 의종은 문무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러한 재능이 지나친 자만심으로 이어져 충신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간신배와 재능이 뛰어난 젊은 문신들만을 등용하다 결국에는 무신의 반발을 사서 이의민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폭군들의 사례를 통해 저자는 폭군의 공통점에 주목합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편겹과 아집, 이기심에 가득 차 신하들의 말을 듣지 않고 무모하게 전쟁을 벌이고 쓸데없는 겉치레에 신경을 썼습니다. 이들의 자만과 독선은 백성들을 굶주림과 고통에 몰아넣었고, 신하들을 공포에 몰아넣었습니다. 폭군들의 결말은 어땠을까요? 그들은 외부 침략자의 손에 죽임을 당하거나 신하들의 반정을 통해 왕위에서 쫓겨났습니다.
폭군의 등장과 몰락은 과거의 일만이 아닙니다. 20세기와 21세기에 와서도 비슷한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그랬고 이승만 대통령과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도 비슷한 길을 걸었습니다.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역사 속의 과오를 통해 교훈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역사에서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게 되겠지요.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폭군의 몰락>을 통해 다시 한 번 역사를 되돌아보며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려주고 있습니다.